2024.04.26(금)
신명기 11장 1-17절(구p.279)
염덕균 목사
<본문>
◎ 1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그가 주신 책무와 법도와 규례와 명령을 항상 지키라
2 너희의 자녀는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였으나 너희가 오늘날 기억할 것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교훈과 그의 위엄과 그의 강한 손과 펴신 팔과
3 애굽에서 그 왕 바로와 그 전국에 행하신 이적과 기사와
4 또 여호와께서 애굽 군대와 그 말과 그 병거에 행하신 일 곧 그들이 너희를 뒤쫓을 때에 홍해 물로 그들을 덮어 멸하사 오늘까지 이른 것과
5 또 너희가 이 곳에 이르기까지 광야에서 너희에게 행하신 일과
6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에게 하신 일 곧 땅이 입을 벌려서 그들과 그들의 가족과 그들의 장막과 그들을 따르는 온 이스라엘의 한가운데에서 모든 것을 삼키게 하신 일이라
7 너희가 여호와께서 행하신 이 모든 큰 일을 너희의 눈으로 보았느니라
○ 8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모든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너희가 강성할 것이요 너희가 건너가 차지할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차지할 것이며
9 또 여호와께서 너희의 조상들에게 맹세하여 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주리라고 하신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너희의 날이 장구하리라
10 네가 들어가 차지하려 하는 땅은 네가 나온 애굽 땅과 같지 아니하니 거기에서는 너희가 파종한 후에 발로 물 대기를 채소밭에 댐과 같이 하였거니와
11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1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13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내 명령을 너희가 만일 청종하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14 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15 또 가축을 위하여 들에 풀이 나게 하시리니 네가 먹고 배부를 것이라
16 너희는 스스로 삼가라 두렵건대 마음에 미혹하여 돌이켜 다른 신들을 섬기며 그것에게 절하므로
17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하늘을 닫아 비를 내리지 아니하여 땅이 소산을 내지 않게 하시므로 너희가 여호와께서 주신 아름다운 땅에서 속히 멸망할까 하노라
<해설>
오늘 함께 읽은 신명기 11장 말씀은 신명기 4장에서부터 시작 된 율법에 대한 긴 서론을 마무리 하면서 다시 한 번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1-7절까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억해야 할 것, 8-12절까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행하신 일들입니다. 애굽에 내려진 열 가지 재앙, 홍해를 갈라 애굽의 군대를 덮으신 일과 같이 이스라엘을 구원해 내신 일과 함께 다단과 그의 가족들이 모세와 아론에게 대항하다가 땅이 그들을 삼킨 일과 같은 하나님의 징계를 기억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러한 일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앞으로 그들이 마주하게 될 다양한 일과 사건들 속에서 무엇을 근거로 하여 판단하고 결정할지 그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하여 행하여 주신 그 일들 속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구원과 은혜를 베푸시는 모습으로, 때로는 징계를 베푸시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베푸시는 징계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미워하시거나, 그들을 내버리셨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 베푸시는 징계는 그 백성을 아끼시기에 내리시는 징계이며, 그들을 바로잡고 돌이키게 하시기 위한 징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역사 속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구원과 징계를 모두 기억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보여주시는 자기 백성을 아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되새겨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을 기준 삼아 앞으로 자신들이 마주하는 일들을 판단해야 했습니다.
이어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을 말씀해 주시는데요. 그 내용 중 하나는 앞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땅에 들어갔을 때 차지하게 될 땅이 어떠한 땅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차지하게 될 가나안 땅은 애굽 땅과는 전혀 다른 땅이라는 사실인데요.
애굽 땅은, 매년 범람하는 나일강 덕분에 토지도 비교적 비옥했고,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땅이었습니다. 10절에 ‘발로 물을 댄다’라는 표현은, 나일강이 범람하였을 때 웅덩이, 우물, 저수지 등에 모아둔 물들을 수차를 이용해 밭에 물을 대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앞으로 들어갈 가나안 땅은 산과 골짜기가 깊은 산지 지형으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입니다. 이 말은 물을 가득 모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땅이라는 의미입니다.
사실, 세상적인 기준에서 놓고 보자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차지하게 될 가나안 땅 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빠져나온 애굽 땅이, 여러모로 살기에 좋은 땅입니다. 조금 전에 살펴본 것처럼 애굽 땅 전체를 관통하여 흐르는 나일 강은 그 땅을 매우 비옥하게 만들어주고, 농업을 위한 수원을 확보하는 데 매우 용이한 땅이었습니다. 소위 세계 4대 문명이 ‘커다란 강’을 중심으로 발생한 것은 다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땅을 차지하게’ 하신 것이 아니라,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가신 것일까요? 가장 단순한 이유는 그 ‘가나안 땅’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언약의 땅’이기 떄문입니다.
이때 이 가나안 땅이 ‘언약의 땅’인 이유는, 바로 이 가나안 땅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르치실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가르치시는 내용이 오늘 본문에 기록되어 있는데요.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 그들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명령을 잘 듣고 지키면, 이른 비와 늦은 비, 곧 파종 때의 이른 비와 추수 때의 늦은 비를 적절하게 내려주실 것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 땅에 비를 내리지 않으실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이 구절을 얼핏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의 순종 여부에 따라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고 아끼실 지의 여부를 결정하신다고 말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조건’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시고자 하는 바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뜻과 계획 아래에 머무르며,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과 교제 안에
머무르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가나안 땅이 가진 성격, 곧 하나님께서 비를 내려주시지 않으면 제대로 된 추수를 할 수 없고, 따라서 먹을 양식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도록 만드는 원리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먹을 양식 자체를 얻기 위해’ 말씀을 지키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말씀을 지키도록 하시기 위해’ 먹을 양식을 약속하고 허락하신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원하시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허락하신 말씀을 통해 그들과 사랑의 교제와 사귐을 나누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바처럼 안타깝게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망각하고 하나님이 아니라 ‘먹을 양식’에 마음을 빼앗기고, 나아가 바로 그 ‘먹을 양식’을 위해 가나안의 ‘다른 족속’과 언약을 맺으며, 그들이 섬기던 ‘다른 신’을 섬기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혹 우리 가운데서도 발견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하나님과의 사랑의 교제와 사귐이지만, 우리는 ‘하나님 그분’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들려 있는 ‘양식’과 ‘복’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양식과 복’을 주시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형식상 ‘말씀’을 따르지만, 나에게 ‘양식과 복’을 줄 다른 존재, 다른 대상이 있으면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은 얼마든지 뒷전으로 미룰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겉으로는 하나님을 믿는 모습으로 보일지 모르나, 그 실상은 하나님을 ‘이용’하는, 곧 ‘하나님 우상’을 섬기는 모습에 불과합니다.
<기도제목>
1. 말씀에 대한 순종의 동기가, 하나님을 이용하여 복을 얻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것이 될 수 있도록.
2. 하나님을 우리의 복과 양식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합당한 존귀와 영광의 마음으로 예배하며 섬기도록.
3. [주보] 가정과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말씀 교육으로, 자녀들의 믿음이 견고해지도록.